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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양육의 정의와 생산 과정: 동물 세포배양을 통한 고기 생산 기술
배양육은 가축의 근육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조직으로 만든 대체육을 말한다. 배양육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던 세포 배양 기술을 식품에 접목한 것으로, 세포농업(Cellular Agriculture)의 한 분야로 분류된다. 배양육 생산 과정은 크게 세포 채취, 세포 증식, 세포 분화, 조직화의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도축 과정에서 얻은 가축의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낸다. 채취한 세포는 바이오리액터에서 영양분과 성장인자가 첨가된 배양액을 통해 증식된다. 일정 수준까지 세포가 증식되면 근육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을 넣어 근육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한다. 분화된 세포는 지지체(Scaffold) 구조에 부착시켜 근육 조직과 유사한 식감과 질감을 갖도록 조직화된다.
배양육은 한 마리의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로 수십 톤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또한 물, 토지, 사료 등 자원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식용 도축에 따른 동물 복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배양 과정의 무균성과 조절 가능성이 높아 항생제 오남용, 식중독 등의 위험에서도 자유로운 것이 강점이다.
이처럼 윤리적, 환경적 장점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 40여 개 기업이 배양육 상용화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식량안보 차원에서 배양육에 주목하는 싱가포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식용 배양육 판매를 승인했다. 식용 승인을 계기로 배양육 기술 고도화와 대량생산 체계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 배양육 상용화의 과제와 전망: 기술 고도화와 소비자 수용성 제고가 관건
배양육이 지속 가능한 대체 단백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우선 실제 고기에 근접한 맛, 질감, 영양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아직 배양육의 조직감과 다즙성은 도축육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근육세포 외에 지방세포, 혈관 등 다양한 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공배양 기술이나 3D 프린팅, 근육 운동 모사 기술 등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으나,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 역시 시급한 과제다. 현재 배양육의 가격은 도축육 대비 크게 높은 편인데, 이는 세포 배양에 소요되는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세포 증식에 필수적인 태아혈청의 경우 가격이 리터당 수백만 원에 달해 원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힌다. 따라서 태아혈청을 대체할 저렴하고 안전한 물질을 개발하고, 대량배양 시스템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아직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갈린 상황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배양육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6%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배양육에 대해 인공적이고 비윤리적이란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배양육의 환경적, 윤리적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리는 한편,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연구와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수적이다. 배양육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 식품 허가 프로세스 정비, 표시제도 마련 등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식량 위기 심화, 대체 단백질 시장의 성장세 등을 감안할 때 배양육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기관 버추얼서는 배양육 시장 규모가 2030년 4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 역시 2030년경 배양육이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의 0.2~2.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소비자 신뢰를 얻는다면 배양육은 새로운 대체 단백질 시장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축 없는 고기,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단백질원. 배양육이 식량 위기와 기후변화라는 인류의 과제를 풀어갈 열쇠를 쥐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혁신의 속도를 더하는 한편,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할 때다.반응형'대체 단백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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